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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From Fr. Macario

오늘의 묵상 From Fr. Macario

[ 2026.2.8 ] 연중 제 5주일 ]

마태오 5,13-16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그러나 소금이 제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다시 짜게 할 수 있겠느냐? 아무 쓸모가 없으니 밖에 버려져 사람들에게 짓밟힐 따름이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산 위에 자리 잡은 고을은 감추어질 수 없다.” (13-14) (31-35)

오늘 복음은 우리는 먼저 정체성의 은총을 마주하게 됩니다. 주님께서는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고 세상의 빛이다”라고 선언하십니다. 그런데 우리가 자주 착각하는 것이 있습니다. 예수님은 우리가 소금과 빛이 되라고 (to become)요구하시는 것이 아니라, 이미 그렇다고 (to be) 우리를 상기시켜주신다는 것을 잊는 것입니다. 우리는 무엇을 더 증명해야 신앙인이 되는 존재가 아니라, 이미 하느님의 은총 안에서 세상 안에 파견된 존재입니다. 우리는 이미 소금과 빛입니다. 중요한 것은 소금과 빛이 되기 위한 애씀보다, 이미 그러한 존재로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고민입니다.

소금은 스스로를 위해 존재하지 않습니다. 음식 안에 스며들때에 제 맛을 냅니다. 빛 또한 어둠 속에 놓일 때에 빛입니다. 우리의 신앙의 삶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공동체 안에서, 갈등과 차이, 기쁨과 상처 한가운데에서 섞이고 머물 때 비로소 살아 움직이고 더욱 의미가 있다는 것을 말씀하십니다. 소금은 녹아 사라지듯이 작용하고, 불빛은 공기와 작용하여 자신을 태워 밝힙니다. 드러남이 아니라 내어줌입니다. 그러나 소금은 여전히 소금이고, 빛은 여전히 빛입니다. 자기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자신을 봉헌하는 삶, 그것이 복음적 존재 방식입니다. 아마도 고립된 거룩함은 복음의 길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주님께서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듯이, 우리도 세상 속에 머무르도록 부름받았습니다.

또한 소금과 빛은 변화를 일으킵니다. 소금으로 간이 배어들고 빛으로 어둠이 물러가듯이, 우리의 삶도 조용하지만 분명한 변화를 남겨야 합니다. 그러나 지나친 소금이 음식을 망치고, 지나친 불이 모든 것을 태워버리듯이, 우리의 신앙의 열정 또한 절제와 식별을 필요로 합니다. 어디에, 얼마나, 어떻게 머물러야 하는지 끊임없이 묻는 마음, 그것이 모든 신앙인의 일상적 기도이어야 할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이 말씀을 사적인 신념이 아니라 공적인 증언에 대한 부르심으로 듣습니다.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무엇을 이루었는지가 아니라, 어떻게 존재하고 있는지를 묻고 계십니다. 그리고 그 질문은 오늘의 교회와 우리 모두에게 여전히 가장 근본적인 물음으로 남아 있습니다.

질문: 나는 이미 주님께서 “너희는 세상의 소금과 빛이다”라고 선언해 주신 존재임을 믿고 살아가고 있는가, 아니면 여전히 무엇을 성취해야만 가치가 증명된다고 여기며 자신을 몰아붙이고 있는가?